국민복지연금이라고 하면 대부분 잘 모를 것이다. 우리 국민연금은 1988년 시행되었는데, 사실 1974년도에 ‘국민복지연금“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될 뻔했다. 1973년도에 법률이 마련되었다가 석유파동으로 인해 시행 연기를 거쳐 결국 포기되었다.
대강의 내용을 보면 국민연금은 1988년도에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월보험료 9%(3% 시작, 5년 단위 6%, 9%로 조정)를 사용자와 근로자가 각 1/2씩 부담, 40년 가입자 기준 생애평균소득의 약 70%를 받는 구조였다. 국민복지연금은 상시 근로자 3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월보험료 7%(사용자 4%, 근로자 3%)를 부담(일정소득 이하자의 기여금 중 1/10 국고부담)하였으며, 40년 가입자 기준 최종 3년간 평균보수의 약 56%를 받는 구조였다.
눈에 띄는 대목은 소득대체율 70%와 56%이다. 국민연금이 훨씬 유리해 보이지만 복지연금의 경우는 최종 3년간의 소득평균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당시 사회는 장기 근속을 권장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장기근속시 임금증가 경향 등을 고려하면 소득대체율 56%가 생애 평균 70%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연금보험료는 국민연금의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가 각 1/2씩 균등부담(93년부터 99.3.까지 퇴직금전환금 1/3)인데, 복지연금은 사용자가 4%, 근로자가 3%로 사용자가 조금 더 부담하는 방식이고, 저소득 노동자의 기여금중 1/10을 정부가 부담하도록 해서 국가책임을 좀 더 명확히 했다.
한편, 연금보험료 부과대상인 소득수준은 1974년 복지연금의 경우 하한 월 7,000원부터 상한 20만원이었다. 1988년 국민연금은 하한 7만원~상한 2백만원이었다. 지금은 2009년부터 매년 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2025년 상한 637만원). 단순히 부과 대상 소득만 보면 약 15년만에 10배로 커진 것이다. 우리사회가 얼마나 빨리 변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약 15년 만에 이렇게 소득 기준, 연금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사회가 변했기 때문이다. 1973년도만 해도 한참 국가주도 경제개발이 진행되던 시기였고, 1988년에는 어느 정도 발전의 성과가 눈에 보이던 시기였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1974년 국민복지연금이 석유파동으로 포기되지 않고 적용 규모나 보험료율 등을 다소 조정해서라도 시행됐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약 25년 후에 IMF라는 초유의 국가 경제 위기 사태에서 맨몸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던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우리 사회는 OECD 내 최고 노인빈곤율(40.3%)과 최저 출산율(2024년, 0.72명)이라는 두 가지 큰 모순된 숙제를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작년부터 공론화위원회 등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 합의를 통해 지난 4월 법률이 개정되었다. 연금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단계적(2026년부터 매년 0.5%)으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은 41.5%에서 43%로 인상하며, 가입기간 인정제도(크레딧)와 지역가입자 보험료지원을 확대하는 등이 주요내용이다. 단순히 기금을 몇 년 더 유지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변화한 사회에 맞춰 그에 맞는 옷으로 갈아 입고 있는 중이라고 이해된다. 그리고 그것은 1973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